조커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혼돈과 자유를 상징하는 인물의 이야기다. 배트맨이 질서를 지키고 정의를 수호하려는 인물이라면, 조커는 그 질서가 얼마나 위선적인지 폭로하고자 한다.
1. 고담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자
조커는 단순히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고담의 숨겨진 추악함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고담은 부유한 자들이 지배하고, 가난한 자들은 착취당하는 도시다. 배트맨은 이 부조리한 시스템을 유지하는 또 다른 상징일 뿐이라고 조커는 생각한다. 따라서 조커는 혼돈을 통해 이 거짓된 질서를 무너뜨리고자 한다.
2. 배트맨과 조커는 동전의 양면
배트맨은 부모의 죽음 이후 복수를 다짐하며 법을 넘어선 정의를 실현하려 하지만, 조커는 배트맨이 결국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배트맨이 범죄와 싸우지만 자신만의 규칙을 만든다는 점에서 독재적이며, 결국 공포를 이용해 고담을 통제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조커는 배트맨이 자신처럼 규칙에서 벗어나길 바라며, **“너도 결국 나처럼 될 거야”**라고 유혹한다.
3. 혼돈은 진정한 자유다
조커는 법과 도덕이 단지 허상이며, 인간은 극한 상황에서 본성을 드러낸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배트맨에게 끊임없이 도덕적 딜레마를 던진다. 예를 들어,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 두 대의 배에 폭탄을 설치하고, 승객들이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한다. 조커는 사람들이 위급한 순간에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증명하려 하지만, 배트맨은 이를 저지하며 인간성을 옹호한다.
4. 조커는 패배했는가?
영화 속에서 배트맨은 조커를 물리치지만, 조커는 본질적으로 패배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고담의 시민들과 경찰, 심지어 배트맨조차도 흔들렸다. 결국 하비 덴트를 타락시키고, 배트맨이 거짓을 감수하도록 만들며, 고담이 믿던 정의의 개념을 뒤흔든다. 조커는 웃으며 말한다.
“너는 나를 죽일 수 없어. 넌 나 없이 존재할 수 없거든.”
배트맨이 계속 존재하는 한, 조커는 그와 함께하며 끝없는 게임을 이어갈 것이다.
결국, 조커의 시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질서와 혼돈, 통제와 자유의 철학적 싸움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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