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 "그들이 지킨 진실, 우리가 누리는 오늘"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은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다. 이 작품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어두웠던 순간, 동시에 가장 뜨겁고 찬란했던 저항의 시간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강하게 각인시킨다.
1. 시대적 배경 – 통제와 감시의 1987년
영화는 1987년, 전두환 정권의 군부 독재가 절정을 이루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언론은 검열되고, 국민의 자유는 통제되었으며, 경찰은 국가 권력을 수호하는 도구로 작동했다. 민주주의라는 단어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했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은 침묵을 강요받았다. 그러한 억압의 시대 속에서, 22살 대학생 박종철의 사망은 작은 불씨가 되어, 거대한 변화의 불길로 번져간다.
2. 젊음을 바친 이름 없는 선배들
영화 속 인물들은 실제 사건과 인물들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하나의 ‘아이콘’이 아닌 시대를 살아낸 수많은 사람들의 복합체로 그려진다. 검사, 기자, 교도관, 학생 등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며 그려내는 서사는, 이 변화가 결코 한 사람의 영웅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유열, 연희, 이한열 등 청춘의 시간을 불의에 맞서 싸우는 데 바친 젊은이들의 모습은 관객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3. 진실을 밝히려는 용기, 그리고 연결된 우리
1987은 고발성 영화로 그치지 않는다.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용기, 그 용기가 또 다른 이들에게 전달되며 결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는 과정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운다. 이 영화는 당시의 ‘선배들’이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피 위에 우리가 현재를 살고 있음을 정직하게 보여준다.
4. 과거와 현재 진행형
1987은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현재를 감사하게 하며, 미래를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영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그들의 용기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장준환 감독은 강렬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1987은 과거의 영화가 아닌, 지금도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책상을 ‘탁’ 쳤더니, ‘억’ 하고 죽었답니다.”
그 말도 안 되는 한 마디가 한 시대를 바꾼 불씨가 되었듯, 침묵하지 않는 작은 용기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지를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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